(1) 광야는 과정(Process)
광야는 자유의 땅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 과정. 단순한 공간적, 시간적 차원의 중간이 아니라, 존재자체가 변화를 겪는 거듭남의 과정. 자기 정화와 자기 정립의 과정.
야곱의 후손들은 광야에서 어떤 체험을 하였는가?
-익숙했던 이집트 세계를 버림: 익숙했던 관습과 안주했던 세계를 버림, 이집트의 잔재를 버림
그동안 안주해왔던 세속 중심의 삶을 버림
영혼에 묻은 그 무엇을 털어내기 위해서 자기의 한 부분을 부숨
-광야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태어남 : 지난날의 내가 죽고 버릴 것은 버리고 부수어 버릴 것을 부수고 새로 남
(2) 광야는 우선 순위를 보는 장소
인간은 생의 조건이 결여된 광야에 섰을 때 자기가 그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결국 모든 것이 하느님께 의존되어 잇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고통스런 삶의 한 복판에서 하느님께 우선순위를, 첫 자리를 내어드려야 한다. 자녀 때문에 광야를 헤매는 분은 그 광야로 인해서 하느님께 우선순위를 드리게 된다. 자녀로 인해 고통을 겪는 중에 깨닫게 되는 것은 ’자녀가 더 이상 자기 자녀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라는 진리다. 비록 자신이 자녀를 낳고 기르긴 했지만 자기의 소유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어도 생각까지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부모는 자녀를 놓을 수 있게 된다.
이 세상은 광야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할 수 있다. 덧없는 것에서 손을 놓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광야는 우리 영혼에게 귀한 것이요, 해방을 위한 ’초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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