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435번: 어린이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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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04-29 | 조회수5,258 | 추천수0 | |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35번 “어린이처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백성의 해방을 선포하시며, 당시 이스라엘 사회의 소외 계층이었던 어린이와 여인을 특별히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는 인류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보편성의 증언이며, 당시 이스라엘 사회 안에 자리 잡고 있던 기득권과 계층 의식의 모순을 지적하는 중요한 가르침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다가오는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며, 하느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 가르치십니다.(루카 18,16-17)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몸과 마음이 바로, 하느님 나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5월 5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닮고 싶은 바람을 담아 가톨릭 성가 435번 “어린이처럼”을 이 달의 성가로 선정하였습니다. 4/4박자 리듬에 다장조로 구성된 이 성가는 A-A'-B-B' 구조로 진행됩니다. 평범한 다장조 조성, 단순한 리듬, 넓지 않은 음역의 선율 진행이어서,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이 성가는 자칫 잘못하면 재미없게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가 제목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생동감과 발랄함이 넘치게 노래해야 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리듬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강-약-중간-약’의 4/4박자 리듬을 충실히 강조하면 좋을 것입니다. 리듬에 충실하다보면 어느새 리듬을 느끼게 되고, 가사가 담고 있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노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성가의 리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첫 박을 강하게 강조하면 나머지 리듬 진행을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루카 복음서 18장 16-17절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어린이들을 데려와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에 대하여 제자들이 저지하는 모습을 전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나무라시며, 하느님 나라는 어린이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어찌 보면, 제자들의 행동은 일종의 ‘특권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부르심에 대하여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이 커져서 결국에는 예수님께 다가가는 사람들을 가로막는 오류를 범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 다가가는 어린이들을 저지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선택된 사람들의 미묘한 교만과 질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이 나만의 예수님인 양, 내가 예수님의 은총을 주관하며 은총의 정도를 판단하는 사람인 양, 내 의향이 예수님께 다가가는 사람들을 선별하는 척도인 양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마음을 똑바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진정, 하느님 은총 안에서 모든 이가 함께 생활하기를 바라고 있는지 아니면 나만 특별한 은총을 받기를 원하고 있는지 진실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에 관하여 성찰해야 합니다. 이 성가의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래하는 사람은 어린이가 아닙니다. 어른이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단순하고 계산이 없는 진심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너무 좋고 그래서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누고픈 선물로 여기며 자랑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이 바로, 어린이 같은 마음입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2년 5월호, 황인환 신부(서울대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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