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요제프 하이든의 고뇌의 때를 위한 미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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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2-25 | 조회수3,253 | 추천수0 | |
[가톨릭 문화 산책] 고뇌의 때를 위한 미사 요제프 하이든, 1798년 作
서양 음악을 잘 모르는 이도 아마 하이든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아주 열심한 신자였다는 것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형인 요제프 하이든이 물론 훨씬 유명하기는 하지만 동생인 미카엘 하이든도 뛰어난 음악가이자 열심한 교우였는데, 그의 성가곡은 우리 가톨릭성가집에도 실려 있습니다. 요제프 하이든은 악보 첫머리에 언제나 “주님의 이름으로”라고 썼고, 마칠 때에는 “주님, 찬미합니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그는 매일 묵주기도를 바쳤는데 특히 악상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는 더 많이 바치곤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주님께서 도와주신다.”고 늘 말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사람인 요제프 하이든(1732-1809)은 대중적으로는 교향곡과 현악사중주로 유명하지만, 음악적으로 가장 뛰어난 것은 만년에 작곡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와 여섯 개의 미사곡입니다. 특히 이 ‘고뇌의 때를 위한 미사(Missa in Anguistiis)’, 속칭 ‘넬슨 미사’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고뇌의 때’라는 것은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이 유럽을 휩쓸어 대포소리가 연일 울리던 당시의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전선이 가까이 이동할 때는 옆 마을까지 포탄이 떨어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하이든은 불안해하는 식구들과 이웃을 모두 불러서 함께 기도를 바치고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30분 남짓 걸리는 미사곡 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신경입니다. 미사곡에서는 사도신경을 쓰지 않고 언제나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쓰기 때문에 꽤 길지만, 성가대가 “저희 인간을 위하여, 저희 구원을 위하여”를 세 번 반복하는 부분과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고요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부분은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습니다. 주님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데서부터는 분위기가 일변하여, 기쁨과 찬미의 감정이 폭풍처럼 몰아칩니다. 최신 가요나 팝에 지지 않을 만큼 튀는 리듬과 신명나는 곡조입니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마지막 부분과 “아멘”은 장중하고 엄숙하며, 작곡을 한 사람이 그냥 음악 하는 사람이 아니고 진정한 신앙을 가진 사람,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임을 드러냅니다.
하이든은 명랑하고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 너무 가난해서 키가 크지 않았고 작은 손님을 앓아서 곰보였지만, 친절하고 겸손한 성품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진실한 신심을 갖고 늘 기도하던 모습이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 하이든의 ‘고뇌의 때를 위한 미사’는 아마존과 같은 음반 판매처에서 구입하거나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우수한 녹음으로는 London/Decca Legends CD 458623를 추천합니다.
[2014년 2월 23일 대구주보 3면, 문화홍보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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