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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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12-27 | 조회수1,810 | 추천수0 | |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12월은 가톨릭교회 전례력으로 대림 시기입니다. 그리고 대림 제1주일을 한 해의 첫 번째 날로 간주하는데요. 또한 12월은 바로 12월 25일,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기쁜 달이지요. 이렇게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며 캐롤을 부르고 듣고 하는데요.
성탄절 당일이 아니더라도 가장 많이 불려지는 캐롤 중 하나는 바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롤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19세기 초 오스트리아 출신 신부님이 멜로디를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톨릭 성가 속 가사를 보면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만상이 잠든 때 / 홀로 양친은 깨어있고 / 평화 주시러 오신 아기 평안히 자고 있네 / 평안히 자고 있네. (1절)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하늘의 천사가 / 기쁜 소식을 알려주니 / 착한 목동은 기뻐하네 구세주 나셨도다 / 구세주 나셨도다.(2절)”입니다.
“고요한 밤”은 영어 가사로는 “silent night”인데요. 저는 이 가사가 가장 마음에 와닿습니다.
클래식 작품의 악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음악적 용어 중에서 “calm”이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영어 단어 “calm”은 형용사로는 ‘고요한, 차분한’ 그리고 동사로는 ‘진정시키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 표현법이 악보에 나오면 연주자들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템포를 조금 늦추고 소리의 크기 또한 조금 줄이며 고요하게 연주합니다. 그 부분에서는 앞서 연주한 음악적 느낌들을 정리해 주기도 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분위기를 준비해 주기도 하는데요. 어찌 보면 곡의 중간 부분의 “calm”은 감성적인 느낌을 최고로 끌어 올려주는 중요한 표현법입니다.
“고요함”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필요 없는 복잡한 생각들과 헛된 욕심과 망상으로 번잡하고 갈팡질팡하는 시간들 속에서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 속에서는 절대로 진정한 주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 자신의 모습도 점점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묵상을 갖는 시간이 중요한 듯합니다.
12월은 우리의 일상에서 송년의 달로 여러 행사가 많은 달입니다. 그래서 무언가 마음이 들떠 있기도 하는데요.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12월은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 내 마음을 고요하고 평온하게 만들어야 하는 달입니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주님을 모실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는 달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탄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되어 보면 어떨까요?
[2021년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춘천주보 5면, 김수연 클라우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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