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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있는 듯 없는 듯한 해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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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16 조회수9,383 추천수1

[전례의 중심, 미사] 있는 듯 없는 듯한 해설자

 

 

지난달부터 미사 전례 봉사자의 임무와 자세를 살펴보면서 먼저 ‘독서자’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두 번째인 이번 호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봉사자는 ‘해설자’입니다.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미사는 천주교 신자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공적 예배입니다. 이 미사를 주재하는 사람은 사제입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하느님께 거룩한 제사를 올립니다. 이에 비해 해설자는 미사의 의미를 더욱 드러나게 하는 안내자입니다. 다시 말해, 해설자는 신자들에게 미사 참여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가운데 그날 미사의 의미와 깊이를 더 잘 깨닫게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해설자의 이러한 임무는 무척 중요하지만 그의 존재가 지나치게 드러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한마디로, 해설자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설을 적당히 해도 상관없다는 게 아닙니다. 해설자가 서툴면 전례 분위기가 흐트러집니다. 또한 해설이 너무 수다스럽거나 장황해도 미사의 중심을 잃어버리게 하고 사제나 신자들에게 분심을 줄 수 있습니다.

 

“해설자는 필요에 따라 해설과 권고를 하여 신자들이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며, 거행의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해설자의 설명은 미리 신중하게 준비해야 하고 간단명료해야 한다. 해설자는 신자들에게 잘 보이는 알맞은 자리에서 자기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독서대에서는 하지 않는다”(「미사 경본 총지침」, 105항).

 

 

옷차림에서부터 필요한 준비

 

해설자는 신자 공동체 앞에서 미사 전례를 소개하고 인도하므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습니다. 신자들은 해설자의 모든 것을 눈여겨 보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설자는 독서자나 복사 등 다른 봉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해설자의 옷차림은 사복보다는 장백의나 중백의 같은 예복을 입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설자의 이러한 옷차림을 통해서도 사제나 복사와 마찬가지로, 미사 전례의 보편성과 공공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설자는 복장으로 전례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해설자의 옷차림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해설자의 모든 행위는 인간의 원의를 대독하며 공동체 전체의 마음을 모아 한뜻이 되도록 하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거친 숨소리나 헛기침, 불필요한 손짓이나 몸짓 등이 이에 포함될 것입니다. 신자들에게 불안감이나 분심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 읽듯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발음이 정확한 가운데 음정이 고르도록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질문 하나 : “해설이 꼭 필요하나요?”

 

‘해설이 오히려 미사의 경건함을 방해하기도 하는데 꼭 해야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펴낸 「미사 경본 총지침」, 「미사 전례」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해설은 미사의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미사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한 것입니다. 앞의 인용구에서도 말하듯이, 해설은 신자들이 미사의 진행순서에 따라 잘 참여하고, 그날 미사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입니다. 미사, 특히 주일과 대축일 등의 미사 때에 적절한 해설은 권장됩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한 해설이라 할지라도 그 내용에 대한 주례사제의 검토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해설할 때 특히 유의할 점은 침묵해야 할 부분에서 마음을 모으는데 방해가 되는 온갖 형태의 조급함을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미사 중의 침묵은 흐트러진 내면을 바로 잡아 하느님 안에 머물 수 있게 도와주는, 미사 봉헌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경향잡지, 2016년 9월호, 김진복 필립보(경향잡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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