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27.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군중들은 그분을 두고 수군거렸습니다(요한 6,41).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너희끼리 수군거리지 마라.”(요한 6,44) 하시면서, 오늘 <복음>의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44)
여기서, “마지막 날”은 육체적 숨이 멈추는 날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만나기 직전의 날을 말해줍니다. 곧 생명의 주님을 만나면 이전의 자신이 죽고 나날이 변화되는 새로운 날이 시작됨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는 일이요, “아버지”께로 이끄심임을 말해줍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여기서, “살아있는”이란 말은 당신의 실재성, 곧 죽어있지 않고 살아있다는 실재성입니다. 그 실재는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생명의 빵이요, 건너와 관계를 맺는 활동 중인 빵임을 말해줍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을 죽여 타인을 살리고 있는 활동 중인 빵입니다. 그러니 “살아있는 빵”은 동시에 “살리는 빵”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곧 먹는 이 안에서 부활하는 빵입니다.
이 빵은 다름 아닌 “당신의 살”, 곧 살아있는 살이요, 떼어 나누어진 살입니다. 그리하여 ‘먹는 이’에게서 살아있는 살이 되고, 그를 당신과 한 몸이 되게 하고, 그리하여 그는 당신의 몸이 되고, 당신의 생명이 됩니다. 곧 그를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합니다.
이는 참으로 놀라운 신비입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살은 우리의 생명을 변화시키는 살이기 때문입니다. 곧 자기 증여를 통해서, 우리 안에서 죽음을 몰아내고,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변화시키십니다. 우리를 당신의 몸이 되게 하시고, 당신 생명이 되게 하시고, 당신 신성에 들게 하고, 당신은 우리에게서 부활하십니다.
그러나 이 생명의 빵을 ‘먹을 것’인지 ‘거부할 것’이지는 우리 스스로가 응답해야 할 몫입니다. 만약 먹지 않는다면, 이 모든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이를 알면서도 먹지 않는다면, 참으로 어리석음은 일인 것입니다. 아를르의 체사리오의 말을 되새겨 봅니다.
“만일 누가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먹지’ 않는다면,
(먹지 않고 저장된) 말씀은 만나에 구더기가 끓었듯이 구더기가 끓게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분명, 우리는 살아있는 이 빵을, 바로 하느님의 참된 사랑을 받아먹고 살아갑니다. 바로 이 큰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는 생명을 얻어 살아갑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요한 6,51)이라 하십니다. 그러니 나에게만 주는 생명의 살이 아닌 것이며, 동시에 그 살을 먹은 나 역시 ‘세상에 생명을 주는 살’이 되어야 함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세상에 생명을 주고 있는지 아니면 죽음을 주고 있는지, 나의 공동체에 생명을 주고 있는지 혹 그렇지 못한지를 보게 만듭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의 생명이 제 삶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먹혀서 저를 살리듯 저도 먹혀서 타인을 살리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요한 6,51)
주님!
당신의 생명이 제 삶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제 생명이 당신의 생명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먹혀서 저를 살리듯, 저도 먹혀서 타인을 살리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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