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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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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01 조회수485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601.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마르 10,5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거지 장님 바르톨로메오의 치유를 통해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내십니다. 곧 눈먼 이의 치유는 어둠 속에 있는 이가 빛을 보게 되는 것을 표상하며, 예언자들에 따르면 메시아의 표지 가운데 하나입니다(이사 35,5;시 146,8;마태 11,5).
 
<본문>에서, 눈먼 거지 바르티메오는 예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가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다른 이들의 꾸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악을 쓰듯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
 
그분이 지닌 메시아의 권능을 믿고 부르짖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의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에게서 나온다는 <이사야>(11,1) 예언서의 말씀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겉옷을 벗어버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로 갔습니다.”(마르 10,50).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우리도 오늘 자신을 가리고 있는 “겉옷”은 벗어버려야 예수님께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체 내가 걸치고 있는 “겉옷”은 무엇일까? 나에게는, 하느님의 일을 가리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게 하는 ‘내 생각’이 바로 ‘겉옷’입니다.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는 ‘자애심과 이기심’이 바로 던져버려야 할 ‘겉옷’입니다.
 
예수님께서 눈 먼 거지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마르 10,51)
 
예수님께서는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으시고,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물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을 줄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분께 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 주기를 원하는지 환히 아시지만, 우리가 진정 바라야 할 것이 무엇이며, 누구에게 그것을 청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십니다. 그리고 당신께 대한 믿음을 보고자 하십니다. 당신께 대한 진정한 믿음으로 청하기 원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믿음으로 청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진정 원해야 하 바가 무엇인지를 아는 이는 이미 성인입니다.”라는 성 프란치스코는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거지 장님은 예수님께 청했습니다.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마르 10,51)
 
대체 무엇을 보아야 ‘다시 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리스어로 ‘보다’(αναβλεπω)라는 말은 ‘위를 쳐다보다’, ‘새로운 것을 보다’, ‘다시 보다’, ‘시력을 회복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이 눈을 뜨기 위해서는 항상 바라보아야 할 대상이 있는 것입니다. 그분이 바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예수님이십니다.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의 눈이 우리의 영적인 눈을 뜨게 할 것입니다. 성전 휘장을 찢어놓으신 그분께서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장막을 걷어내고 영적인 눈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곧 그분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를 알게 될 때, 우리의 영적인 눈이 뜨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을 보는 영적인 눈이 열릴 것입니다. 그것은 빛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눈이요, 그분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보는 눈이요, 믿음으로 세상과 형제들을 보는 눈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르 10,52).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마르 10,51)
 
주님!
제가 보지 못함은
태양이 떠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눈을 감고 있는 까닭입니다.
마음이 완고한 까닭입니다.
하오니, 주님! 성전 휘장을 찢듯, 제 눈의 가림 막을 걷어 내소서!
완고함의 겉옷을 벗어던지고, 깊이 새겨진 당신의 영혼을 보게 하소서!
제 안에 선사된 당신 사랑을 보게 하소서.
제 안에 벌어진 당신 구원을 보게 하소서.
제가 바라고 싶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해주시고 싶은 것을 바라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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