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 |||
---|---|---|---|---|
이전글 | ■ 24. 예수님 세례[2/2] / 활동 준비기[1] / 부스러기 복음[24] |2| | |||
다음글 |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 |||
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7-31 | 조회수687 | 추천수6 | 반대(0) |
‘직업(職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을 보면 “생계를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계속 종사하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직(職)은 벼슬을 뜻합니다. 벼슬은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위에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직(天職)이라고 말합니다. 옛 어른들은 위에서 벼슬을 거두기 전에는 함부로 직을 바꿀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주도권이 나에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업(業)은 내가 선택하는 일을 뜻합니다. 급여가 좋거나, 처우가 좋으면 더 좋은 업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일하다가 귀농하여 농촌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골프장에서 일하다가 식당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업은 필요에 따라서 바꿀 수 있고, 그만 둘 수도 있습니다. 주도권이 나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평생 같은 일을 하는 것을 귀하게 여겼지만 요즘은 능력과 재능에 따라서 얼마든지 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같은 업종의 일로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새로운 업종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경험이 중요합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도 있습니다. 최근에 ‘직’을 걸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직’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생긴 말입니다. ‘삭탈관직(削奪官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죄를 지은 자의 벼슬과 품계를 빼앗고 벼슬아치의 명부에서 그 이름을 지우던 일”이라는 뜻으로 대단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직을 걸겠다고 했지만 직을 거는 경우도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 직이란 본인이 도박하듯이 걸고 말고 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할 수도 없는 일을 함부로 하면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은 보기에도 어색합니다. 예전에 집안의 어르신들이 ‘사제직(司祭職)’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사제의 직분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것이기에 함부로 그만 둘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도와 정성이 함께 했기 때문에 함부로 그만 둘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사제의 직분을 내려놓는다면 이 생에서는 어렵게 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직분을 그만 둔 것에 대한 ‘보속’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사제의 직분이 거룩하고 소중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사제가 되었으면서도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듯이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당부’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예수님께서 부르신 12명의 제자들은 배반은 했었을 지라도, 두려움에 숨었을지언정 ‘직(職)’을 버리거나 바꾸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팔아넘겼던 유다도 뉘우쳤지만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 직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전승은 다른 제자들은 모두 주님의 부르심에 충실하게 응답하였고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성모님을 모셨던 요한 사도를 제외하면 다른 사도들은 모두 순교로서 주어진 직분을 다하였습니다. 역사가 에우세비우스(Eusebius)는 그의 책 「교회사」에서 12사도의 순교 내용을 사실적으로 기록하였습니다. “교회의 수장인 베드로는 로마에 가서 전교하다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다고 합니다. 안드레아는 그리스에 가서 전교하다가 아카이아의 파트라이에서 X형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12사도 중에 가장 먼저 순교한 것으로(사도12, 1~2) 기록되어 있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는, 예루살렘에서 칼로 목이 베여 순교했다고 합니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는 팔레스티나와 이집트, 시리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군중들로부터 곤봉과 방망이로 매 맞아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필립보는 소아시아 중서부 프리지아의 히에라폴리스에서 십자가형을 받아 순교했다고 합니다. 바르톨로메오는 인도와 아르메니아에 가서 전교하다가 참수를 당해 순교했다고 합니다. 토마스는 고대 이란에서 전교하였고, 인도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던 중에 창에 맞아 순교했다고 합니다. 마태오는 유대아를 순회하다가 에티오피아에 가서 전교 중에 참수 당했다고 합니다. 시몬은 페르시아에서 복음을 선포하다가 페르시아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유다 타대오는 페르시아에 가서 전교하다가 활에 맞아 순교했다고 합니다. 가리옷 사람 유다 대신 12사도에 들어온 마티아는 카스피아 연안에서 박해를 받고 콜키스에서 돌에 맞고, 참수 당했다고 합니다.”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복음을 전하다가 참수형으로 순교하였습니다. 두 번째 사제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은 복음을 전하다가 길에서 선종하였습니다. 사도들에게, 사제들에게 그 직은 그만큼 거룩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내가 받은 세례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한다면 우리는 모두 주님께서 심으신 ‘밀’이 될 것입니다. 행여 두려움 때문에, 욕심 때문에 주님을 배반했을지라도 우리가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우리는 가라지가 아니라 밀로 거듭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