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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 손이 오그라든 이를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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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2 조회수372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 손이 오그라든 이를(마태 12,9-14; 마르 3,1-6; 루카 6,6-11) / 공관복음[36]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자리를 옮겨 그들의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마침 거기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이가 있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에 근처에 있는 몇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어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가 일어나 서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예수님의 이 말씀에 그들은 어쩌면 당황해 말문을 닫고는 그저 예수님을 바라볼 뿐이었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 양 한 마리가 있는데, 그 양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다고 하자. 그러면 그것을 잡아 끌어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니 안식일에 좋은 일은 해도 된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시골 사람들의 구체적인 관행에서 유다교의 공적 교리가 너무 과하다는 것을 엄히 지적하신다. 분명한 것은 가난한 시골 사람들은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진 양 한 마리를 구해야 할 경우에는 유다교 스승들의 가르침을 어기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그들은 생계수단이기도 한, 그들의 재산이나 다름없는 양의 목숨이 중요했다. 이처럼 때로는 라삐들이 내세우는 안식일의 규정들은 유다교의 공적 교리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시골 같은 곳에서는 정말 그런 것들을 아랑곳하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예수님을 트집 잡아 고발하려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어도 됩니까?” 하고 물었던 자들마저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에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그렇게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옛날 그때의 그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러니 바리사이들은 골이 잔뜩 나서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아무튼 이 논쟁의 관심은 병 고치는 일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안식일과 관련된 논란에 빌미를 제공하고, 이 논쟁에 관한 예수님의 대답을 이끌어 낸다는 사실에 있었다. 사실 엄격한 율법 준수를 강조하던 당시의 라삐들에 따르면, 죽을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도와주어야 했기에 안식일 규정을 어길 수 있었다. 이를 제외한 그 밖에는 어떠한 의료 행위도 용납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진 양은 구하면서, 어째서 고통 받는 이의 치유는 안식일이라는 이유로 보고만 있느냐며 안식일 규정보다는 생명 존중을 내세우셨다.

 

이로써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시려는 선행, 곧 병 때문에 위축된 삶을 회복해 주는 것에 대하여, 악의를 가지고 당신을 해치고 죽이려는 적대자들의 행동에 당당하게 맞서신다.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 고쳐 주는 일을 포함해 여타 선행에까지 확대시키신다. 병을 고쳐 줄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음은 죽이는 것과 같고, 착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남을 해치는 것과 같단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도 선과 생명에 도움을 주는 일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트집 잡는 바리사이들에게 노기 띤 모습으로 질책하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그때마냥 답하실 게다. “안식일에 좋은 일은 해도 된다.”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12. 열두 사도(마태 10,1-15; 마르 3,13-19; 6,7-13; 루카 6,12-16; 9,1-6)’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안식일,손,라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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