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요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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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9-18 | 조회수269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23년 09월 18일 월요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요한 신부)
루카 복음서에서 백인대장의 종을 고치신 사건은 예수님께서 이방인을 대상으로 처음 일으키신 기적입니다. 카파르나움에 주둔하던 백인대장이 예수님에 관한 소문을 듣고, 죽을병에 걸린 자기 노예를 살려주십사 간청합니다. 그런데 그는 예수님을 몸소 찾아가지 않고, 유다인 원로들을 보내어 대신 청하도록 합니다. 우리 정서에는 예수님을 몸소 찾아가는 것이 더 진정성과 예의를 갖춘 청원일 터인데, 이방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유다인들의 정서를 헤아려 보면, 오히려 그러한 간접적인 청원이 훨씬 예를 갖춘 방식이라고 생각하였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유다인 원로들은 그 백인대장을 극찬합니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유다인들이, 그것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들이 이방인을 칭찬하는, 매우 드문 경우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의 집으로 향하고 계실 때, 그가 다시 친구들을 보내어 이렇게 전합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부정한 이방인의 집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유다인의 정서로 볼 때, 백인대장은 정말로 예수님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감히 제집에 그분을 모실 자격도 없고 이방인으로서 그분을 만나 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며 스스로 한껏 낮추는 자세는, 그의 청을 들어주실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긴 유다 원로들의 높은 평가와 대비되며 백인대장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 말씀만으로 제 종이 나으리라는 믿음은 주님께서 지니신 권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냅니다. 주님께서는 차별 없이 당신을 믿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기에, 이방인 신분인 우리도 그분을 주님으로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성체로 주님을 실제로 우리 안에 모시고 살아갑니다. 주님께서도 감탄하신 백인대장의 세심한 배려와 겸손한 마음과 굳건한 믿음을 바라보며, 과연 우리는 그분을 어떻게 모시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영성체 전에, 백인대장이 지녔던 마음으로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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