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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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2-15 | 조회수118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루카 9,22-25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가난한 이들, 알코올 중독자들, 병든 이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에 수녀님들이 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시로 싸우고, 길에서 자고, 물건을 부수면서 지냈습니다. 수녀님들은 그런 마을 사람들을 씻겨주고, 먹여주고, 재워주었습니다. 왜 싸우는지, 왜 길에서 자는지, 왜 물건을 부수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변하면서 알코올 중독자도 줄어들고, 싸움도 잦아들고, 길에서 자는 사람도 없어졌습니다. 나중에 마을 사람들이 수녀님께 물었습니다. “수녀님은 왜 우리가 싸우는지, 부수는지, 길에서 자는지 묻지 않았습니까?” 수녀님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따지지 않는 분이십니다. 과거의 죄를 들추어내고 허물을 캐내고 응징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진정으로 회개하기만을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이런 하느님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시는 것은 우리도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라는 뜻입니다.”]
<꿈>이라는 월간 잡지에 실린 글입니다. 신앙생활은 이처럼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그분께서 나에게 ‘이미’, ‘조건 없이’, ‘한 없이’ 베푸신 용서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과정이지요. 그 변화가 완성되면 우리는 앞장서서 이끄시는 주님의 뒤를 따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러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실행해야 할 세 가지 중점사항을 알려주십니다. 첫째는 ‘자신을 버리는 것’이고, 둘째는 ‘제 십자가를 지는 것’이며, 셋째는 그 두 가지를 ‘날마다 꾸준히 행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건 자기 자신을 함부로 대하거나 스스로를 비참하게 여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셨기에, 그분께서 나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셨기에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음을 항상 생각하며 내 삶의 주도권을 하느님께 내어드린다는 뜻이지요. 그렇게 내 뜻을 고집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따라야만 그분을 닮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십자가를 진다는 건 고통과 시련을 무조건 당연히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십자가가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것’이라는 점, 하느님께서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미리 준비하신 ‘최선의 길’이라는 점이지요. 그것을 굳게 믿으며, 힘들고 괴로워도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받아들일 때 그 안에 담긴 하느님 사랑의 섭리가 내 안에서 작용하여 나를 변화시킵니다.
그런데 그 변화는 어느 한 순간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나의 삶 전체라는 긴 시간을 두고 꾸준히 이루어지는 과정이기에, 부족하고 약한 우리는 언제든 유혹에 흔들리고 죄를 지어 힘들게 이뤄낸 변화를 ‘도로아미타불’로 만들 수 있기에, 나태해지거나 안일해지지 말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마침내 하느님을 내 안에 온전히 담은, 그분을 완전히 닮은 모습으로 변화되어 그분과 함께 참되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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