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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성모성심의 사랑과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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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08 조회수245 추천수7 반대(0) 신고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이구나!”

 

 

어제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에 이어 오늘은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입니다. 대축일과 기념일이 극명한 대조를 이룸에서 성모님의 겸손을, 또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갖게 됩니다. 부전자전이기보다는 모전자전같습니다. 저절로 예수성심 신심과 성모성심 신심을 비교하게 됩니다.

 

성가숫자만 보면 성모님에 관한 성가들(235-279)이 45곡, 예수성심에 관한 성가들(199-210)이 11곡이니 성모님에 관한 성가들 숫자가 압도적입니다. 얼마나 전통적으로 교회의 사랑을 받아온 성모성심 신심인지 깨닫게 됩니다. 사실 성모님의 적자들로 상징되는 역대 교황님들을 보면 한결같이 열렬한 성모신심을 대하게 됩니다. 

 

오늘 성모성심 기념일의 유래를 간략히 나눕니다. 무엇이든 뿌리 확인이 우선입니다. 성모성심은 공경은 17세기 성 요한 에우데스가 시작하였는데, 이는 예수성심을 공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입니다. 성모성심 공경은 19세기에 따로 날을 잡아 기념하기 전까지는 예수성심 공경 미사에서 기억하는 형태로 전례 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다가 교황 비오 12세는 1942년, 성모님의 파티마 발현 25주년을 맞아,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께 세상을 봉헌하고 이 기념일을 온 교회가 지내도록 합니다. 이어 경신사성은 1996년 1월1일자 교령으로 “예수성심 대축일” 다음 토요일인 바로 오늘 선택 기념일로 지내 오던 이 축일을 “의무 기념일”로 지내게 된 것입니다.

 

성모성심은 무엇입니까? 오늘 복음 및 제1독서에서 잘 드러납니다. 저는 성모님의 사랑과 지혜의 마음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실 참된 사랑이라면 그 사랑은 지혜와 함께 가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품성인 자비와 지혜가 함께 가듯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 유명한 “예수님의 소년 시절”일화입니다. 해마다 파스카 축제때 마다 예루살렘에 아들 예수님을 대동하던 예수님의 부모를 통해 그분들의 깊은 신심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가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큰 일이 생긴 것입니다. .부모는 소년 예수님이 함께 있으려니 여겼는 데 하루 여행길 후에야 비로소 예수님이 없음을 뒤늦게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랍고 당황스러웠겠는지요!

 

예루살렘에 되돌아온 후 사흘 뒤에야 부모는 성전에서 율법교사들과 너무나 태연자약하게 대화를 나누는 아드님 예수를 발견한 것입니다. 율법교사들과 대화중 듣는 이들은 모두 소년 예수님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했고, 이를 발견한 부모는 무척 놀랐다 합니다. 바로 여기서 성모성심의 사랑과 지혜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성모님과 예수님의 대화가 실감나게 전달됩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모두가 알아듣지 못하였고 바로 여기서 성모성심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는 대목이 중요합니다. 고결한 영혼의 특징은 담아두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 성모님의 반응은 조건반사적 감정적 대응이 아닌 인격적 응답의 반응입니다. 사태의 진실을 모를 때는 섣불리 건들이지 않고 그냥 놔둔채 깨달아 알 때까지 기다리며 묵묵히 바라보는 무관심의 관심의 사랑과 지혜가 제일입니다.

 

성모님의 침묵의 사랑, 인내의 지혜가 빛납니다. 분명 지극한 인내로 참아견디며 침묵중에 때를 기다리며 하느님의 뜻을 찾았을 성모성심입니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 말마디처럼 어진 사랑이 산처럼 높고. 지혜가 바다처럼 깊었을 성모성심입니다. 다음 예수님의 성장과정이 성모성심의 사랑과 지혜를 그대로 보고 배웠음을 입증합니다. 순종하는 예수님에게서 순종의 사랑, 순종의 지혜임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성모님께서 얼마나 하느님께 잘 협조하여 소년 예수님을 키우셨는지 성모성심의 사랑과 지혜를 엿볼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늘 하느님의 시선과 마음으로 아드님 예수님을 대하려 노력했을 것입니다. 성모성심에 결정적 도움이 되었을 찬미와 감사의 삶과 기도입니다. 

 

성모님은 찬미와 감사의 사람이요, 영성적으로는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인 아나뷤의 후예였음이 분명합니다. 이들이 지닌 재산이라고는 찬미와 감사의 노래 기도뿐이겠습니다. 성모님의 찬미가 마니피캇을 기억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전 화답송은 동병상련처럼 생각되는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찬미가입니다. 그리고 이사야서의 찬미가는 그대로 성모님의 마니피캇을 연상케 합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변질되거나 부패됨이 없이 늘 푸르른 성모성심을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 바로 여기있습니다. 바로 한결같은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이 성모성심은 물론 우리의 사랑과 지혜의 성심의 형성에도 결정적 기여를 한다는 것입니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아나뷤의 후예답게 날마다 시편공동전례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노래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소년 예수님과 율법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장면처럼 저는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세계 최고의 지성이자 연로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로마의 아파트 차고에서 30가정의 남녀노소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누구보다도 교황님의 성모님 공경은 해외 사목차 출국과 귀국시 꼭 성모경당에서 인사드리는 모습에서 잘 드러납니다. 대부분 메시지에서도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기사 제목은 “교황 프란치스코 로마 아파트 차고에서 교리교수를 하다”였습니다. 교황님은 안락의자에 앉아있고 평범한 남녀노소의 사람들은 교황님을 에워싸고 주고 받는 대화입니다.

 

“여러분 좋은 저녁입니다. ‘폭풍들(storms)’에 의해 좌절케 해서는 안됩니다. 좋은 관계를 위해 본질적인 세 말마디를 잊지 마십시오. 미안합니다(sorry), 좋습니다(please), 감사합니다(thank you).”

“유일한 것은 증거(testimony)를 통해서이다. 여러분은 역사를 전달할 책임이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중의 하나는 그들이 곧바로 일어선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삶에서 실패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끄러진채 머물러 있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 목소리가 들려지지 않는, 노인들이 무시되는 교구는 진짜 신자들 공동체가 아니다. 잊지 마라. ‘노인들은 기억이고 아이들은 약속이다(the elderly are the memory and the children are the promise)’”

“증거(testimony)이다. 주로 사람은 가정에서 태어난다. 첫 조언은 부모가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가 서로 사랑함을 느낄 필요가 있다. 만일 너희들이 다툴일이 있으면, 아이들 앞에서 하지 말고, 아이들을 침대로 보내고 너희들이 원하는 만큼 다투라.”

“결코 아이들과 대화를 멈추지 말라. 교육은 대화중에 일어난다. 그들은 혼자 남겨주지 말고 압박하지도 말며, 자유롭게 하라. 삶의 공부는 가정에서 이뤄진다. 무엇인가 아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밖에 있는 누가 아니다.”

 

다양한 질문들에 교황님의 답변 몇만을 인용했습니다. 교황님의 친절한 사랑과 지혜로운 답변들로 가득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오늘날 세상에서 끊임없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장 많이 사람들을 접견하고 만나고 대화하는 89세 노령의 사랑과 지혜 가득한 교황님의 성심이 침으로 경탄스럽습니다. 

 

말그대로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처럼, 성모성심을 닮은 예수님 성심이요, 교황님의 성심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찬미와 감사의 미사전례 은총이 우리 모두 성모성심, 예수성심을 닮아 사랑과 지혜로 충만한 내 고유의 성심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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