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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정의의 편에 선 세례자 요한의 죽음 / 연중 제17주간 토요일(마태 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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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02 조회수5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정의의 편에 선 세례자 요한의 죽음 / 연중 제17주간 토요일(마태 14,1-12)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억울하다. 그는 평생을 의롭게 살면서 구세주 오심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렇지만 헤로디아의 증오를 받아 어이없이 죽는다. 헤로데는 거침없이 당당하게 말하고 화를 내며 용기 있게 꾸짖는 예언자 세례자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가둔 다음 목을 베어 죽인다. 그 억울함을 생각하면 어린이마냥 철부지 신앙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게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악에서 자유롭게 되고 세상의 모든 실재가 온갖 억압에서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신다.

 

예수님 죽음도 마찬가지이다. 그분은 더 억울하셨다. 권위와 기득권을 지키려고 예수님을 죽일 계략을 꾸민 대사제와 원로들, 여기에 동조한 유다의 배신, 영문 모르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친 군중, 멋모르고 사형 선고를 한 빌라도, 조롱한 병사들, 이 모든 이가 예수님 수난과 죽음에 관여한 이들이다. 정녕 이 억울함에서 감사를 느낄 때 아름다운 신앙으로 승화될게다.

 

사실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다. 예수님 말씀을 빌리자면, 인간적으로 가장 뛰어났던 분이 어이없는 종말을 맞이하였던 게다. 요한은 구세주의 등장을 작은 이로 미리 준비하였다. 그러기에 그는 광야에서 회개를 부르짖었고 강가에서 세례도 주었다. 그는 지도자들의 위선을 과감히 꾸짖었다. 헤로데 왕에게까지 직언을 하다가 결국은 죽음을 맞았다.

 

죽음의 순간에도 세례자 요한은 예언자였다. 그는 죽는 그 순간까지 인간의 권력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으며, 인간의 시기가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어쩜 되돌아보기가 참 민망스럽지만, 권력의 탈을 둘러쓴 이들이 자신의 야망이나 정략적 계산, 그리고 비열함으로 죄 없는 이들이나 진정한 영웅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것을, 역사 안에서 수없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예수님 말고 세례자 요한보다 더 억울한 죽음이 있을까? 그는 하느님 구원 계획의 부르심을 받아 오시어 예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 드리고, 잔치 상의 재물로 떠났다. 이런 슬픈 죽음일수록 예수님과 연관되어질 때에는 억울하지가 않다. 그렇다. 그의 탄생과 죽음은 하느님 영광 드러냄에 필수이며, 온전한 희생물이었다. 어쩌면 그의 죽음 그 자체가 하느님께 드리는 참된 봉헌이었다. 그러한 그의 희생이 있었기에, 예수님 부활에도 함께 자리매김 했으리라. 오늘을 사는 우리도 신앙인으로서의 억울함을 희생과 봉헌으로 감내하며 받아들여야만 하리라.


이렇게 요한의 죽음에 희생으로 동참한 모든 이가 오늘의 우리 모습일 수가 있다. 따라서 늘 자신을 되돌아보고 무엇이 옳고 그런지를 늘 묵상하자. 그렇지 않으면, 의인을 그저 의미 없게 죽게 만든 하나의 동조자로 전락할 수도. 지금 우리의 속 좁은 말과 편견에 의해 누군가가 또 하나의 희생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늘 묵상하면서 믿는 이의 자세로 살아야만 하리라.

 

요한을 감옥에 가둔 것이나 그의 목을 친 잔혹사, 이 모든 게 참으로 어이가 없을뿐더러 인간의 비열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는 결국 예수님도 얼마나 참혹하게 처형되실 것인지를 보여 준 구약 인물의 마지막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정녕 나는 몸을 굽혀 그분 그 신발 끈조차 풀어드릴 자격마저 없는 작은 이라고 외친 그의 순교는 예수님 죽음으로 이어지지만, 결국은 예수님 부활로 극복되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묵상하면서, ‘정의의 편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해야 할 신앙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세례자 요한,헤로데,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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