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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고난회 김준수 신부님의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루카 9, 7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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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승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5 조회수124 추천수4 반대(0) 신고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9,7)


저는 아직도 호기심이 참 많습니다. 『호기심과 기쁨에는 공통된 속성이 있다. 긍정적인 경험에는 대부분 호기심과 기쁨이 어느 정도 깃들어 있다. 음악, 춤, 요가, 운동, 독서, 영화, 하이킹, 여행, 속 깊은 대화, 어린 시절의 놀이 등이 긍정적인 경험에 포함된다. 호기심의 감정적 패턴은 우리 뇌의 신경회로에서 나타난다. 우리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흥겨운 경험으로 인해 마약 성분이 섞인 도파민이 분출되는 현상을 확인할 것이다. 』 (토드 카시단의 「행복은 호기심을 타고 온다.」 중에서) 

호기심은 누군가가 나에게 안겨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하네요.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이고 기쁨의 재료들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소임이 적어지고, 활동할 기회가 적어지다 보니 의욕이 떨어질 때 그 무엇인가에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저 역시도 시간적인 여유와 함께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니 밀려 두었던 호기심이 발동했었죠. 그래서 저는 새삼스럽게 ‘책 읽기’와 ‘여행과 걷기’ 등에 부쩍 많은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즐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결과 허리와 다리가 아픈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이런 호기심은 익숙하고 친숙한 것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보고 새롭게 보는 것이 필요하고, 이런 삶의 호기심이 삶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삶의 기쁨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보면 헤로데는 사람들로부터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9,7)하고 전합니다. 헤로데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당황한 까닭이란 그 자신이 과거 행하였던 일 곧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었던 일’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9,7)라는 소문은 바로 그의 내면에 침잠해 있던 세례자 요한의 일에 대한 후회와 두려움의 느낌을 자극했던 것입니다. 물론 세례자 요한은 분명히 죽었습니다. 그런데 죽은 요한이 되살아났다는 소문은 헤로데에게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9,9)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며, 그런 연유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헤로데가 예수님에 대한 호기심은 사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 잠재된 속 깊은 느낌은 바로 불안이며 두려움에서 기인하였다고 느껴집니다. 사실 헤로데가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했던 것은 예수님을 더 잘 알고 더 많이 알고 싶어서가 아니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더더욱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회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극히 천박한 호기심과 자신의 불안 요인을 자기 눈으로 다시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흔히 큰 죄를 짓고는 불안하여 살기 힘들다, 고 합니다. 그래서 자수해서 광명 찾자, 는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을 어리석게 목을 벤 이후 끊임없이 자책하고 후회했지만, 그를 주검에 이르게 한 일로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런 두려움과 불안에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했었던 것입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일 뿐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그 내면 깊이에는 영혼의 질병과도 같은 불안과 두려움이 내재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살았으면서도 죽은 것과 같은 삶이기에 그 삶은 평안하고 평온할 수 없습니다. 우리 또한 헤로데처럼 우리 내면에 깊이 잠재되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참으로 상처 입은 치유자이신 예수님을 만나 어제와 다른 참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호기심에서가 아닌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만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평화가 너와 함께!” (마르6,50; 요20,2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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