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이전글 신앙인답게 묵상 내용을 나누는 아름다운 장소가 되길 바라면서[2탄] |1|  
다음글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12:02 조회수44 추천수1 반대(0)

같은 내용이지만 이름에 따라서 의미가 무척 다르게 다가옵니다. 같은 사람인데 개똥이라고 부르면 왠지 가볍게 느껴집니다. 흔하게 느껴집니다. 같은 사람인데 우주라고 부르면 왠지 귀하게 느껴집니다.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예전에 어른들은 아이의 이름을 정할 때 신중하였습니다. 기업에서도 제품의 이름을 정할 때 막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출합니다. 그만큼 이름이 매출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도요타는 성능과 품질에 비해서 저렴하게 취급받았습니다. 도요타는 자동차의 브랜드를 아예 렉서스로 바꾸었습니다. 같은 도요타의 자동차이지만 렉서스는 미국에서 성능과 품질은 물론 가격에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름을 바꾸었을 뿐인데 인식이 바뀐 겁니다. 미국에서 현대도 성능과 품질에 비해서 저렴하게 취급받았습니다. 현대는 자동차의 브랜드를 아예 제네시스로 바꾸었습니다. 같은 현대의 자동차이지만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성능과 품질은 물론 가격에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름을 바꾸었을 뿐인데 인식이 바뀐 겁니다.

 

본당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면서 건축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사제관과 수녀원 건축, 체육관 건축, 교리실 확장, 축구장 설치, 납골당 건축과 같은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건축위원회는 라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50주년을 맞이해서 필요한 시설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설을 만드느냐였습니다. 건축위원회는 두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하나는 찾아오고 싶은 성당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40년을 광야에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향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 땅은 약속의 땅’‘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땅이었습니다. 50주년을 맞이해서 만들어지는 시설은 교우들이 언제나 다시 찾고 싶은 성당이 되게 하자는 의미를 담자고 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성당입니다. 타주로 이사를 갔어도, 한국으로 갔어도 다시 올 수 있는 성당이 되게 하자는 의미를 담자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가는 이유는 그곳에 예수님의 발자취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그곳에서 십자가를 지셨고, 그곳에 예수님의 무덤이 있고, 그곳에서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납골당에 대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저는 납골당이라는 이름 대신에 추모관이라고 하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납골당이라고 하면 뼈를 모아 놓은 곳처럼 느껴집니다. 추모관이라고 하면 기억이 담겨 있는 곳처럼 느껴집니다. 저를 지탱하는 건 61년 동안 살아온 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지탱하는 건 몸이라는 육체와 더불어 61년간의 기억입니다. 기억은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연결해 줍니다. 기억은 절망 중에도 희망을 줍니다. 기억은 두려움 속에서도 담대함을 줍니다. 기억은 슬픔 속에서도 위로를 줍니다. 기억은 어쩌면 존재의 근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의 기록과 나의 작업이 삭제된 컴퓨터는 그냥 컴퓨터이지 나의 컴퓨터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식사를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서 내어 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기억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오늘 독서는 구약의 두 인물을 기억해 냅니다. 율법의 상징인 모세와 예언의 상징인 엘리야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율법과 예언으로 시작되었지만, 우리의 신앙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완성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부활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부활의 상태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 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저는 부활의 상태도 중요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한다면 바로 지금이 부활의 때입니다. 부활의 진정한 의미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두려움에서 담대함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다시 일어서는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