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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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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06:55 조회수32 추천수0 반대(0) 신고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동정녀 마리아와 성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당시 모세의 율법은“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봉헌은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온전히 쓰임 받기를 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간 우리의 삶이 봉헌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봉헌되었듯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축성된 우리도 매 순간 자신을 주님께 봉헌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세상의 모든 재물보다 더 가치 있는 보물을 찾은 사람들”입니다. 축성 받을 때, 마귀의 모든 허례허식을 끊어버리기로 약속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바라보며 우리를 위한 주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제단의 초를 바라보며 자신을 불태워 빛을 밝혀야 하는 사랑의 응답을 일깨워야 합니다. 십자가를 사랑하면 할수록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우리를 위해 모두를 내어주신 그분처럼 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초는 자신을 녹여야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내어놓는 우리의 희생과 헌신을 통하여, 더 큰 사랑을 통하여 세상은 새롭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시메온 이라는 사람의 시선을 봅시다. 시메온은 의롭고 독실하였고, ‘주님께서 약속하신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는 성령의 알림을 받았으며, 이스라엘에 내려질 위로, 곧 메시아가 가져다줄 구원을 기다렸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기다릴 줄 알았으며 마침내 주님을 직접 뵈었습니다. 주님을 향한 시선을 놓치지 않고“끝까지 기다렸습니다!” 끝까지 말입니다. 우리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주님인가요? 아니면 나 자신인가요? 은총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시메온은 성령께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고 아기 예수님을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었습니다. 시메온은 기다림의 열매 앞에서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안히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2,29-32).하고 고백하였습니다. 이 고백은 세상의 빛이신 주님을 만났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성령의 이끄심에 자기 자신을 내어 맡기며 자발적으로 걸어가야 하는 소명을 일깨워줍니다. 우리는 걸어가야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성전으로 나와야 하고, 성령의 힘을 얻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구원을 선포해야 합니다.

 

구세주를 알아본 후 시메온은 자신을 ‘당신 종’이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종입니다. 예수님께 시선을 두는 우리는 ‘주님의 종’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웃을 섬기고 봉사해야 합니다. 내 삶의 자리를 사랑을 실천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가난한 예수님을 환대한 시메온처럼 이웃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연민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항상 예수님을 주시하고 그분을 찬미하면서 이웃을 직접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옛말에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도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희망하는 대로 살아감으로써‘죽어도 여한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백년을 살든 천년을 살든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깊이 알아서 구원을 얻는 것입니다. 신앙의 목적도 바로 구원입니다. 영원한 생명, 하느님의 나라에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의 권력과 부가 아니라 주님을 차지해서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하고,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열망이 있는 만큼 하느님의 뜻에 걸맞은 삶으로 기다림을 간직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축성된 사람이고, “사람이 하느님에게 바칠 제물은 감사하는 마음이요, 사람이 지킬 것은 지존하신 분에게 서원한 것을 갚는 일”(시편50,14).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봉헌은 우리의 봉헌을 재촉하고 있으며 그 봉헌은 삶의 자리에서 이루어집니다. 의롭고 독실하게 살아온 시메온은 성령과 함께 기다림의 삶을 살아왔고 그 안에서 위로와 구원이 이루어졌으니, 지금 내 삶의 자리가 바로 천상과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천상을 갈망하는 만큼‘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마지막 기회일 수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자리가 구세주가 찾아오는 자리이며, 그 자리를 가꾸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지금 삶의 자리에서 이 순간을 사랑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날마다 순간마다 주님으로 만족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형제 여러분, 내가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이 드려야 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로마12,1). 온 마음으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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