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3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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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4-29 | 조회수2,475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
예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들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중에는 감히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바로 주님이시라는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빵을 집어주시고 또 생선도 집어주셨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이것이 세번째였다.
<묵상>
우리는 누구나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도 해보고 봉사도 해보고 성서공부도 해보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지만 그 예수님은 나타나시지 않는 듯하다. 오늘 복음은 우리가 예수님을 어떻게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예수님은 구체적인 일상과 현실 안에서 우리를 만나러 오신다. <와서 아침을 들어라!> <빵을 집어주시고 생선도 집어주신다!> 우리의 기도중에가 아니라 우리의 구체적인 일상인 식사 시간에 그분은 당신을 나타내신다. <일어나서 밥 먹어라!> 고 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당신을 드러내신다. 밥을 제대로 맛있게 먹는지 옆에서 지켜 보면서 이것도 먹어보렴, 저것도 먹어보렴 하며 자식이 건강하기를 온갖 애정을 갖고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그 엄마의 모습 속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다.
우리 어머니는 시골에서 혼자 사신다. 연세가 79이시다. 그러나 아직도 내가 시골 집을 방문하게 되면 어김없이 닭을 한 마리 잡아서 푹 고아 놓는다. 옆에서 지켜보시면서 이것 먹어라, 저것 먹어라, 더 먹어라 하시고 생선뼈를 발라 주신다.
예수님은 바로 이렇게 오신다. 이러한 애정과 친근함으로 오신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예수님의 현현이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모습보다는 이렇게 어머니의 모습으로 따뜻하게 다가오신다.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시며 나의 구체적인 일상과 현실에 함께 하시며 때론 기뻐하시고 때론 안타까워하시고 때론 마음아파하시고 때론 밥상을 챙겨주시고 때론 몰래 울기도 하신다.
그 예수님을 느낄 수 있어야만 우리는 부활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알게 된다. 부활은 사랑인 것을...
오늘은 홀로 계시는 어머니께 전화라도 한통 올려야겠다.
아멘. 알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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