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횡령(연중11주간 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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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근호 | 작성일2001-06-19 | 조회수1,765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연중 제11주간 화 2001. 06. 19. 복음 : 마태 5, 43-48 아버지께서는...똑같이...주신다.
초보생각 여덟번째 어느날 중학생 하나가 날 찾아왔다. 그리곤 대뜸 이렇게 말했다:"신부님! 왜 차별 대우 하세요?" 본당에 부임한 지 채 2개월도 되기 전에 들은 말이었다.
다른 본당은 어떠한 지 모르겠지만 출신본당 사제관은 애들로 늘 북적거렸다. 신학생들 방학기간이면 완전 동네 놀이터였다. 그리니 첫본당인 이곳의 풍경은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사제관이 어딘지 모르는 것이었다. 나로선 "우째, 이런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사제관이 어딘지 안다 치더라도 거긴 학생들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강제로라도 애들을 오게 만들기 시작했다. 달콤한 유혹(간식)과 함께! 그러나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사제관에 오는 학생들은 일부일 뿐. 가만 생각해 보니, 그 학생들을 내가 더 이뻐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유별나게 특정 학생들을 이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차별대우 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모양이다. 학생들에게는 조그만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똑같이 주시는 분! 사제는 아직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사제 때문에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으니...그렇게 보면 사제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 주는 중개자여야 한다. 하느님의 사랑을 가감 없이 전해야 할 것인데, 차별대우를 느끼게 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을 내가 가로채는 것이 되지 않을까? 공금횡령이 아니라 사랑횡령을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시간, 아직 이름도 모르는 우리 본당 학생들을 위해 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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