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홍수로 인해(4/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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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2-04-15 | 조회수1,844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이교도의 마음과 귀를 가진 이 완고한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당신네 조상들처럼 언제나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조상들이 박해하지 않은 예언자가 한 사람이나 있었습니까? 그들은 의로운 분이 오시리라고 예언한 사람들을 죽였지만 이제 당신들은 바로 그분을 배반하고 죽였습니다. 당신들은 천사들에게서 하느님의 율법을 받고도 그 규례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사도 7,51-53)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이러저러한 홍수의 물결에 흔들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많은 비로 인한 홍수, 말의 홍수, 문자의 홍수, 정보의 홍수 등등. 홍수라는 말은 물이 풍부함을 일컫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처럼 불부족을 겪고 있는 인류에게 조금은 다른 성격을 띈채 사용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내 생각에 홍수라는 것이 파괴적이기에, 상대의 수용정도를 넘어서기에, 그외에 다른 어떤 것을 수용할 수 없도록 만들기에 조금은 부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사용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라는 것, 문자, 정보라고 하는 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것이 아닐진대 홍수라는 말은 왜 그런 부정적인 성격을 간직한 채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일까?
결국 말, 문자, 정보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행하고 있는 때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즉, 인간이 말, 문자, 정보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증진하고, 삶의 의미를 깨쳐나가며, 그 안에서 참된 하느님과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만나게 방향지워주는 순기능이 아닌 상업적 논리에만 급급한 채 가치나 기준은 도외시되는 그런 역기능만을 드러내기에 그 매체들을 홍수라고 그러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오늘의 1독서를 대하면서 순교직전에 스테파노가 의회원들과 율법학자들에게 했었던 "당신들은 성령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라는 오늘의 독서의 말씀을 오늘날의 말, 문자, 정보의 홍수를 만들어내고 있는 이들이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 어떤 면에서는 먼저 내 자신이 그 질타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 모든 것들이 하느님께로, 고독에로, 삶의 의미에로 방향지워지는 그 날을 위해 내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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