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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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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5-30 조회수2,284 추천수30 반대(0) 신고

5월 3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루가 1장 39-56절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진한 사이>

 

밥만 먹고 나면 공중전화기 앞으로 달려가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궁금하기도 하고 장난기가 발동한 저는 통화를 하고 있는 아이 옆으로 바짝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수화기에 제 귀를 바짝 갖다대었더니 들려오는 목소리를 봐서 여자친구인 듯 했습니다.

 

통화를 끝낸 아이는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여자 친구에 대해서 제게 브리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둘 다 이제 겨우 열 여덟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찐한" 사이라고 했습니다. 답답하고 힘겨울 때 그 여자친구를 떠올린다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존재 그 자체로 자기에게 큰 힘이 된다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하는 말이 "눈만 뜨면 그 아이 얼굴이 떠올라요. 그 아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려요. 밥을 안 먹어도 별로 배도 안고파요."

 

"이거 너무 이른 것 아냐?"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제 "그럴 때도 됐지" 속으로 말하면서 아이에게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그래, 부디 그 소중한 사랑을 부디 잘 간직하고 키워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이것 한가지는 잘 기억하거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코 서로를 속박해서는 안 된단다. 서로를 이용해서도 안되고. 상대를 이기적인 욕구충족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그것은 참된 사랑이 아니란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는 서로를 성장시키고 북돋아주는 사이란다.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서로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소중한 관계를 만들어가기 바란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 안에서 때로 하느님 사랑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눈만 뜨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즉시 문자 메시지를 날립니다.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달려가서 상대방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으면서도 헤어질 시간이 오면 단 몇 분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합니다.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가슴이 설렙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께서도 당신 평생의 연인이셨던 구세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연인들의 사랑표현처럼 노래하고 계십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한평생 성모님은 구세주 하느님을 연인처럼 여겼습니다. 성모님의 삶 안에서 구세주 하느님 그분만이 삶의 의미요 전부였습니다. 한 평생 구세주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분의 도래를 기다리며 그분의 뜻이 언젠가 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다렸던 삶이 성모님의 삶이었습니다.

 

구세주 하느님과의 만남의 순간을 기쁨에 가득 찬 마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시는 성모님을 생각하며 큰 부끄러움과 함께 지난 생활을 반성합니다.

 

성체성사를 통해서 매일 다가오시는 영원한 연인이신 구세주 하느님을 얼마나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었던가? 얼마나 설레는 마음으로 성체성사를 기다리며, 얼마나 정성스런 마음으로 성체를 영하고 있는가?

 

아이들을 통해서, 또 형제들을 통해서 매일 다가오시는 살아 계신 구세주 하느님을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대해왔던가? 형제들, 아이들을 가장 기쁜 선물로 여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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