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머리맡에 향기로운 꽃 한 묶음 | |||
---|---|---|---|---|
이전글 | 삶의안정 | |||
다음글 |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1/8) | |||
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1-07 | 조회수2,334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1월 8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마르코 6장 45-52절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머리맡에 향기로운 꽃 한 묶음>
살다보면 가끔씩 칠흑 같은 첩첩산중의 밤길을 홀로 걸어가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낭떠러지인지도 모르는 채, 목적지도 없이 휘청휘청 걸어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도 가엾습니다. 스산한 바람마저 불어오면 어깨를 더욱 움츠리게 되지요.
그 안쓰러운 어깨에 손을 얹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정히 이야기합니다. "애야,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이젠 안심하거라. 내가 있잖니?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께."
아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군" 하며 안심할 것입니다.
홀로 혹독한 병고를 겪으며 뼛속까지 스며드는 외로움을 감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옆에 누가 항상 있어줘도 괴로운 판국에 물 한잔 떠다줄 사람조차 한 명 없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서서 "차라리 죽어버릴까" 하는 마음도 수 백 번 먹어보지요.
그 순간 머리맡에 향기 그윽한 꽃 한 묶음 놓아두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마에 손을 얹으며 이렇게 위로의 인사를 던집니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힘내세요. 금방 좋아질 거예요."
환자는 "이분 성의를 봐서라도 좀 더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파에 지친 제자들을 향해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위로의 말을 건네십니다.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얼마나 다정다감한 말씀인지요.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씀인지요. 얼마나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말씀인지요.
발표 된지 꽤 오래된 노래 가운데 변진섭이란 가수가 부른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란 노래가 있습니다. 노랫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오늘 하루 이 노래가사처럼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어주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대 어깨 위에 놓인 짐이 너무 힘에 겨워서 길을 걷다 멈춰진 그 길가에서 마냥 울고 싶어질 때 아주 작고 약한 힘이지만 나의 손을 잡아요 따뜻함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어루만져 줄께요
때론 내가 혼자뿐이라고 느낀 적이 있었죠 생각하면 그 어느 순간에서도 하늘만은 같이 있죠 아주 작고 약한 힘이라도 내겐 큰 힘 되지요 내가 울 때 그대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던 것처럼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