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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축제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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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21 조회수1,843 추천수3 반대(0) 신고

◎ 2003년 4월 21일 (월) - 부활 팔일축제내 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8,8-15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복음의 향기]

우리는 지난 3일 동안 예수님의 파스카 성삼일(Triduum Paschalis: 최후의 만찬과 십자가 죽음, 무덤에 묻힘, 부활) 전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직접 펼치시는 인류구원사의 절정이자 최종적인 사건이 부활사건임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앞서간 글들에서 거듭 강조하였지만, 예수부활에 대한 믿음이 단번에 주어지는 신앙이 아니다. 이는 부활대축제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따라가 보면 더욱 확실해 진다.

신약성서 공동체는 우선 예수님의 부활을 부활성야부터 시작하여 만 하루의 축제일로 지냈다. 이것이 서로 모여 빵을 나누며 기도하는 일을(사도 1,14; 2,12 참조) 빼고는 유일한 축제였다. 3세기 초엽 초대교회는 유다인들이 무교절과 과월절 축제를 8일 동안 거행한 것을 본받아 하루의 부활대축일을 부활팔일축제로 확장하여 기념하였고, 4세기 초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으로부터 종교의 자유를 인정받고, 연이어 국교(國敎)로 선포되면서 축제일은 50일로 최종 확정된다. 50일의 숫자는 이미 유다인들이 과월절(해방절) 축제이후 50일째 지내던 오순절 축제를 연상시키기에 우리에겐 전혀 낯설지 않다. 유다인들에게 과월절(해방절)은 이집트 종살이에서의 물리적 해방을 의미하며, 오순절은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야훼의 율법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선포한 것을 기념함으로써 영적인 해방을 의미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미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이후 유다인들의 오순절 날 한 곳에 모여 있던 12사도(마티아가 가리옷 유다의 자리를 채움)에게 성령이 내림으로써 본격적인 교회의 탄생이 시작된 것(사도 2장 참조)을 감안한다면,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사건, 그리고 성령강림사건을 하나로 묶은 축제일로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꾸로 말하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신앙이 우리 그리스도교의 핵심사상으로 자리잡기까지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제 교회는 오늘부터 예수님의 기막힌 부활사건을 승천(40일째)을 포함하여 성령강림사건까지 50일간의 부활대축제 시기를 지내게 된다. 교회가 예수부활사건을 축제일로 50일을 지내든, 일년 내내 모든 일요일을 예수부활 기념일로 지내든 중요한 것은 "내가 예수부활을 신앙(信仰)하느냐?"는 것이다. 나의 부활신앙을 돕기 위하여 교회는 파스카의 성삼일뿐만 아니라, 부활팔일축제도 준비하였다. 나아가 40일간의 부활준비시기(사순절)와 50일간의 부활축제일도 제공하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일년 내내 모든 일요일(52~53번)을 부활기념축일로 거행하지 않는가?

우리는 적어도 오늘부터 부활팔일축제 동안 예수님의 초기 제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부활신앙에 도달하는지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며, 이와 행보(行步)를 같이하여 우리의 부활신앙을 고무시켜야 할 것이다. 복음서의 저술연도를 살펴보는 것도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마르코복음(70년경)과 마태오복음(70~80년경)이 전하고 있는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기사내용이 루가복음(80년경)과 요한복음(90-100년경)의 내용보다 훨씬 짧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마르코는 16.1-22에, 마태오는 28,1-20에, 루가는 24,1-53에, 요한은 20,1-21,25장에 각각 부활기사와 복음의 에필로그(마무리)를 적고 있다. 물론 복음서 모두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하여 충분한 기사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술연대가 늦은 것일수록 비교적 많은 내용을 전하고 있지 않은가? 자료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예수부활에 대한 경험과 체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부활신앙을 향하여 나아갑시다. -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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