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해하려 애쓰며.. | |||
---|---|---|---|---|
이전글 | 얼굴, 마음을 비추는 거울 | |||
다음글 | 속사랑(99)- 솔베이그와 김범수 | |||
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3-10-13 | 조회수1,552 | 추천수25 | 반대(0) 신고 |
지난 12일에는 우리 아이들의 생활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겸한 축제를 했다.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많고 하여 축제를 준비하던 3일동안은 그야말로 눈코뜰새없이 바빴다.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목표아래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분들이 도움에 힘입어 무사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축제 당일날 한 자매님의 모습을 보며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다. 축제 당일 이런 저런 준비로 바빴던 나는 허름한 작업복 차림에 땀을 흘리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분이 보시기에 어땠는지 모르지만
손가락을 까닥대며 나를 부르는 모습, 처음보는 사람임에도 시종일관 반말을 하는 모습, 이야기를 하는 내내 나와 눈 한번 맞추지 못하고 경직된 모습으로 말씀하시는 모습,
난 마음으로 안타까웠지만 그분이 시키는 것(?)을 다해드렸다. 비록 기분이 안좋아도 말이다. 어색한 분위기는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이었다.
준비가 모두 끝났고 함께 살고 있는 신부님께서 "이제 준비가 끝났으니 옷 좀 갈아입고 와!" 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난 깨끗히 씻고 로만칼라를 하고 축제 장소로 나갔다.
그 자매님은 나를 보자 안절부절 못했고 그때서야 존대말을 쓰며, 자기 자매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이다.
참으로 안타까웠고 난 그저 웃으며 "네~ 그러세요!"만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시며 그릇을 비유로 들어 우리의 내면과 외적 표현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씀하신다.
그 자매님의 내면은 어떻길래 그런 표현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답을 찾기가 힘들다. 그분은 우리 아이들이 누군지나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분이 말이다.
괜한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그렇게도 복장이 중요한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분을 이해하려 애쓰며 말이다.
행복하세요...*^^* |
||||